법원 “유출한 문서, 보호할 가치로 보기 어려워”

직무상 알게된 것을 외부에 유출한 것이 ‘기밀누설’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누설한 사항이 실질적으로 기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1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제1민사부에 따르면 법원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평택농악보존회가 내부 중요문서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A씨를 회원에서 제명(본보 2018년 11월 11일자 12면)한 것은 무효라고 지난 18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같은 회원이던 B씨와 C씨가 보존회의 자금을 횡령했다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제출한 이들의 통장사본과 내부 감사문건 등은 실질적으로 기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또 A씨가 중징계를 받고 있는 중에 또 다시 중요문서를 외부(경찰)에 유출, 문서관리규정을 위반했다고 하는 평택농악보존회의 주장 역시 시간적으로 A씨가 중징계를 받은 것보다 경찰에 고발한 것이 앞서기 때문에 ‘징계기간 중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평택농악보존회는 지난해 11월11일 팽성읍 소재 보존회 전수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A씨가 중징계를 받고 있던 2014년 10월에 또 다시 B씨와 C씨의 통장사본 등을 외부(경찰)에 유출해 문서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며 제명 의결했다.

이에 A씨는 조직의 내부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경찰에 고발하면서 첨부한 자료를 중요문서 외부유출로 규정하고 징계로 제명처리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평택농악보존회는 이른 시일 안에 총회를 열고 법원 판결과 관련 항소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