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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 안재홍 저작물의 전집화·DB화 사업, 왜 소중한가”

기사 등록 : 2015-11-04 15:00:00

월간 평택문화 pt_munh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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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교양학부대학 교수 김 인 식

 


2012년 9월 1일부터 2015년 8월 31일까지, 필자를 비롯해 총 16명의 연구 인력이 참여하여 민세 안재홍 선생의 저작을 전집화·DB화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앞으로 이 연구를 ‘DB화 사업’으로 줄임). 3년간에 걸쳐 추진된 ‘DB화 사업’은 소기의 목표를 완료한 뒤, 현재는 완결된 결과물을 제출하기 위하여 입력한 원자료를 교정하는 중이다.


여기서 민세의 ‘저작’이란 그가 생존할 당시 신문·잡지 등에 발표하였던 사설·시평·수필·기행문·설문 등을 비롯해, 단행본으로 출판한 저서들을 포함하고, 미발표 유고로 남아 현재까지도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가리킨다. 현재 민세의 저작은 지식산업사에서「민세안재홍선집」(이하「선집」으로 줄임)으로 총 8권이 출간되었다(1981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간행됨). 이「선집」에는 앞서 언급한 간행 자료를 포함하여,「조선통사」와 같이 미완이었으므로 육필 상태로 남아있던 자료들까지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선집」은 말 그대로 ‘선집’이므로, 여기에는「선집」총 8권의 분량만큼이나 누락된 자료들도 많다. ‘DB화 사업’은 이렇게 간행·미간행된 민세의 모든 저작들을 집성(발굴·수집·정리)하여 ‘전집화’를 꾀한다는 목적 아래, 개개의 글들이 발표될 당시의 원문형태(즉 당시의 표기법)로 입력하여 원문화한 뒤, 이들 결과물을 데이타베이스로 구축한다는 목표로 추진되었다. 과문하여 잘못 아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근현대 인물 가운데 저작물이 전집화·DB화되어, 연구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제공되는 사례는 민세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아많은 연구인력이 집중해서 참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전집화’에서 더 나아가 ‘DB화’까지 가능케 한 추진력이었음은 물론이다.

 

필자는 이 ‘DB화 사업’이 ‘한’ 인물에 대한 자료를 집성하였다는 학술상의 의미를 훨씬 넘는다고 생각한다. 이 의의는 민세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에서 연원한다. 그의 삶과 사상은 역사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의 방법론으로 객관화할 학문상의 가치가 있으며, 나아가 오늘날에도 현재화해서 실천의 근거로 삼을 만한 합목적성이 충분하다. 학문의 객관성이 현재·현실의 실천론으로 유용하게 이어짐을 ‘실학성’이라 표현한다면, 민세의 저작물을 집성함은 ‘한’ 인물를 통하여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를 통하여 우리 시대의 좌표를 설정하고 진로를 제시하는 학문의 ‘실학성’을 확보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민세는 일찍이 1930년대에 ‘민족’과 ‘세계’를 동시선(同時線)의 지평에 넣고 ‘민세주의(民世主義)’를 제창하였다. 이 민세주의를 오늘날의 좌표에서 객관화하여 실천론으로 이어가는 학문으로서 민세학(民世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민세가 한평생 추구한 목표는 ‘초계급적 통합민족국가’였다. ‘통일’보다 더 본질의 결합이자 화합인 ‘통합’을 외친 그의 선견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여전히 현재성으로 다가온다. ‘민세’라는 아호(雅號) 한 마디에 그의 인생이 집약되었고, 이의 지향점은 ‘통합’이었다. 민족 내의 ‘초계급적’ 통합을 기반으로 세계주의를 실현하려는 그의 이상을 달리 표현해 보면, 민족통합을 바탕으로 국격을 세계화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DB화 사업’을 마치면서,「선집」1~5권을 ‘책임편집’한 천관우 선생의 심정을 자주 되새겨보았다. DB화 작업의 성격상 실행할 수 없었던 ‘편집자주’·‘주해’와 같은 형태의 해제 작업이 다행히 추진될 수 있다면, 그래서 활자화된 ‘전집화’가 달성된다면, 천관우 선생이 기대하였던 진정한 의미의 전집이 완성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새로운 자료들을 계속 발굴하여 정리해 나가면서,「단재신채호전집」처럼「별집(別集)」으로 편집하는 방식을 통하여「민세안재홍전집」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