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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기, 제2의 도전!

기사 등록 : 2015-09-15 09:42:00

권유진 kwonnew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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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아줌마 밴드, ‘춘희밴드’

 


 

 

자녀를 키우며 집안 살림과 직장까지 다녀야 하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들. 정신없는 세월 속에서 어릴 적 꿈은 ‘엄마’라는 직업이 되었다. 인생 후반기,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있는 춘희밴드를 만났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음악의 꿈

오후 7시. 합정동에 위치한 춘희밴드 연습실에 들어서자, 하나 둘 단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퇴근 후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를 차려준 뒤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는 단원들은 연습실에 도착해 컵라면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무엇이 춘희밴드를 이렇게 열정적인 뮤지션으로 만들어주는 것일까.

 

춘희밴드가 결성된 것은 지난 2004년. ‘해오름밴드’로 시작한 ‘춘희밴드’는 2014년 밴드 이름을 바꾸고 평택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활발히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올해만 남부노인복지관, 송탄중앙노인센터, 이충문화체육센터 등에서 열린 지역 내 행사 축하공연과 거리 공연을 열었고, 동국대학교 ‘MBA Festval’ 축하공연,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일자리 재창출 ‘언니가 간다!’ 개막식 축하 무대에 서는 등 전국 각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춘희(53) 단장은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단원 모두 음악을 통해 찾게 된 새로운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집안일 하랴, 출근하랴, 애들 키우랴…. 오랫동안 가정을 돌보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이 없어졌다고 생각 했어요.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고민하다가 음악을 시작했죠.”

‘춘희밴드’를 결성한 이 단장은 맨 처음 밴드음악이 아닌 농악을 배웠다. 이후 학원의 모집공고를 본 후 드럼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현재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는 그녀는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밴드 음악을 접한 뒤, 잊어버렸던 꿈도 다시 꾸게 되었다.

“그 후부터 마음 맞는 사람들과 밴드를 꾸리게 됐어요. 특별히 멤버를 구한다는 공고를 올리거나, 홍보를 한 적이 없었는데 ‘아줌마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에 연락 해오시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어요.”

 

 

 


 

 

‘유대감’으로 버틴 지난 11년

 

춘희밴드는 현재 이춘희(53․베이스) 단장을 비롯해 강성미(47․기타), 조미애(49․드럼), 김미강(49․드럼), 조현진(37․키보드), 김현주(49․키보드), 염정미(45․보컬), 임수정(53․ 보컬), 허성예(42․보컬), 김미선(41세․보컬) 10명의 단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연습실을 찾은 9월 4일 안중현화근린공원에서 열릴 정기공연을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었다.

 

밴드 보컬을 맡고 있는 허성예 씨는 목소리에서부터 허스키함이 묻어 나온다. 세 아이의 어머니기도 한 그녀는 아이들의 이름을 각각 최선율(7), 최음율(7), 최지율(6)로 지을 만큼 음악을 좋아했다.

“학창시절, 막연히 가수를 꿈꿨어요. 결혼하기 전에도 직장인 밴드로 활동했는데,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평택으로 오게 됐죠. 낯선 도시에 적응하려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는데 ‘춘희 밴드’에 들어와 같은 입장의 단원들과 함께하며 즐겁게 보낼 수 있었어요. 임신하기 전부터 활동했었기 때문에, 단원들 모두 저희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봐왔죠.”

 

이 단장에게도 춘희밴드는 특별한 존재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같은 입장에서 춘희밴드는 그 존재 자체가 삶의 활력소예요. 가끔 고단한 연습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서로가 격려하고 위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묵묵히 응원하는 든든한 후원자, ‘가족’

‘춘희밴드’의 또 다른 후원자는 바로 가족이다. 지방에 공연이 있을 때도 온 가족이 응원을 위해 함께 오는 것은 물론, 공연 준비를 위한 무거운 장비는 남편들이 챙긴다. 가족 전체가 매니저 역할을 모두 하고 있는 셈이다. 연습과 공연 때문에 집을 비울 때면 온 가족이 나서서 아이들을 돌본다. 기타리스트 강정미 씨는 이러한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늘 가족과 함께하는 주부들에 비하면 부족한 게 많죠. 연습이 길어진 날에는 집에 돌아와 쓰러지다시피 잠들 때도 많고요. 그런 모습에서 서운함을 느낄 때도 많을 텐데 늘 응원해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워요.”

 

아이들 역시 엄마의 든든한 지원자다. 일주일에 세 번, 공연이 있는 날에는 매일 저녁 연습이 계속되지만, 아이들은 무대 위의 엄마를 보기 위해 매번 연습실을 찾는다. 허성예 씨는 아이들 덕분에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음악을 들어와서 그런지, 엄마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다가도 가끔 음이나 박자가 틀리면 이상하다고 바로 지적해줘요. 아직 나이도 어린데,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신기하죠. 아이들에게 지적받지 않기 위해 더 연습에 몰두하게 돼요.”

 

 

전국을 돌며 평택을 알리고 있는 춘희밴드의 또 다른 활동은 바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기부 활동이다. 2009년부터 꾸준히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후원하고 있는 춘희밴드는 지난 1월 공연 수익금 645만원을 기부했고, 2014년도에 431만원을 기부했다.

 

“그저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1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밴드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 저희가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할 수 있었던 것 모두 시민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죠.”

 

앞으로도 평택시 최고의 밴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춘희밴드. 인생의 후반기, 어렸을 적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이들의 열정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