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닫기
뉴스
ㆍ정치
ㆍ경제
ㆍ사회
ㆍ문화
ㆍ체육
ㆍ특집
경기평택TV
ㆍ동영상
최해영 토론방
ㆍ주간이슈
ㆍ이슈토론
공연/전시
ㆍ정치
ㆍ행정
ㆍ사회
ㆍ교육
ㆍ문화
ㆍ항만/경제
ㆍ기획
ㆍ우리동네
ㆍ카드뉴스
ㆍ사설
ㆍ기고
ㆍ수석교사와 함께
ㆍ이창언 교수의 갈...
박기철의 중국
ㆍ오늘의 중국
ㆍ중국이야기
ㆍ박기철의 세상보...
평택저널
ㆍ음악
ㆍ미술
ㆍ문학
ㆍ사진
ㆍ연극
ㆍ건축
ㆍ동영상
평택항
ㆍ행사정보
ㆍ시민단체
ㆍ문화공간
ㆍ통복시장
ㆍ요람기
ㆍ동호회
ㆍ이모저모
ㆍ건강
남북 한마당
평택정치
ㆍ국회
ㆍ평택시장
ㆍ경기도의회
ㆍ평택시의회
ㆍ이슈토론
동영상
커뮤니티
ㆍ독자게시판
ㆍ공지사항
ㆍ자유게시판
ㆍ지난호 pdf
ㆍ평택문화 안내
ㆍ기자 게시판
ㆍ설문조사

전쟁이란 이름의 쳇바퀴

기사 등록 : 2015-06-04 15:52:00

권유진 kwonnew0101@naver.com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 메일 보내기
  • 글씨 확대
  • 글씨 축소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 플러스로 공유 카카오스토리로 공유 네이버 블로그로 공유 네이버 밴드로 공유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문명사회에 들어섰지만 인간은 여전히 전쟁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벌어진 가자지구 사태 당시 2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는 정통 이슬람을 추구한다는 명분아래 민간인 학살을 계속하고 있다. 유럽에선 테러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포성이 멈춘 지 반세기가 넘게 흘렀지만 아직도 전쟁에 대비해야하는 실정이다. 영화 ‘허트 로커’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총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에게 전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귀환을 38일 앞둔 이라크 바그다드의 폭발물 처리반 EOD는 불의의 사고로 팀장을 잃게 되고, 그를 대신해 제임스(제레미 레너 분)가 새롭게 부임한다. 제임스는 873번의 폭발물 제거 경험이 있는 베테랑 요원이지만 독단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부하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폭발물 해체 작업을 즐거운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 팀원 샌 본(안소니 마키 분)과 엘드리지(브라이언 게라그티 분)는 그를 불신하지만, 매번 임무를 완수하는 제임스의 능력을 차츰 신뢰하며 작전을 수행해 나간다.

 

 

 


 

 

영화 ‘허트 로커’는 다른 전쟁영화들처럼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대규모 전투신도 없고, 피가 난무하는 현란한 장면도 없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도시 곳곳에 설치돼 있는 폭발물을 제거하며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모습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감독인 캐서린 비글로우는 2시간 분량의 영화를 위해 200시간을 촬영했고, 기온 48도의 요르단 현지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철저히 배제한 채 아날로그로 촬영했다. 기억될 만한 배경음악은 없지만, 영화 중간 중간 장면을 극대화 시키는 음향과 핸드워크로 찍은 촬영방식은 마치 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현장감을 전달한다. 특히 사막에서 목마름을 참으며 제임스 부대와 저항세력이 오랫동안 피 말리는 대치 장면은 단순한 심리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전투신보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 초반부 제임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을 해체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역시 이라크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인물이다. 군인들에게 불법 DVD를 파는 이라크 어린이가 폭탄 설치를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고 생각했을 때 이성을 잃고, 범인을 잡기 위해 위험한 바그다드의 밤거리를 헤맨다. 전쟁이라는 스릴에 중독됐을 뿐 보편적인 인간애를 지닌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인 것이다. 제임스는 ‘왜 이런 무모한 일을 계속 하느냐’는 부하들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할 뿐이다.

 

 


 

영화의 제목인‘ 허트 로커’는 미군들이 쓰는 은어로‘ 벗어나기 어려운 고통의 기간’을 뜻한다. 제임스는 자신이 제거한 폭발물의 부품들을 상자에 담아 침대 밑에 모아두면서 그 폭발물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구했다고 여긴다. 공허함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전장 안에서 어쩌면 그 상자는 그의 상처를 담아두는 공간이자, 나아가 전장에서 싸우는 모든 군인들의 괴로움일 것이다. 제임스의 무리한 작전수행 때문에 큰 위기를 넘긴 세 주인공은 사건 이후 각기 다른 길로 향한다. 겁이 많던 신참 엘드리지는 제임스 때문에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샌본은 생사를 오가는 전쟁터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돌아온 제임스는 평범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다시 바그다드로 향한다. 마트에서 수많은 시리얼이 진열돼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에서 전쟁터에서 보았던 흥분과 희열은 느낄 수 없다.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터가 어느새 삶의 이유가 돼버린 것이다.

 

 

‘전쟁은 마약이다’는 이야기로 시작한 영화는 그 시시비비를 관객에게 맡기며 막을 내린다. 전쟁이 더욱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분쟁국가의 전쟁소식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에게 전쟁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로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