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면 주민자치회, “역사성·지명 무관” 변경 주장

시, 관계기관 협의·자문·설문조사 결과 ‘수용’ 결정

▲ LH가 고덕동 2388번지에 조성한 동말근린공원.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 평택시가 5월3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선호도 조사 표지판.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지명의 유래나 역사성과 무관한 명칭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동말근린공원’(2023년 10월30일 평택저널 보도)이 결국 ‘댕당공원’으로 변경되었다. 지난해 10월 고덕면 주민자치회(회장 현광수)가 평택시에 명칭변경을 요구한 지 7개월 만이다.

27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고덕면 두릉리에 인접한 고덕신도시에 조성한 ‘동말근린공원’을 ‘댕당공원’으로 24일 명칭변경을 확정했다.

‘동말근린공원’은 LH가 고덕국제화계획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한 것으로 공원 명칭 역시 시행자인 LH가 명칭 제정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통해 제정했다.

시는 관계기관 협의와 동말근린공원, 고덕면 행정복지센터, 고덕동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댕당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관계기관 협의와 자문을 받은 결과 댕당이라는 명칭이 타당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선호도 설문조사에서도 댕당공원이 많았다”면서 “공원 안내판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동말근린공원 안내표지판.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앞서 LH는 고덕동 2388번지 일원에 3만3천224㎡ 규모의 ‘동말근린공원’과 인근에 7만8천792㎡ 규모의 ‘아홉거리근린공원’을 조성해 2023년 9월 27일 평택시에 관리 권한을 넘겼다.

이와 관련 고덕면 주민자치회(회장 현광수)는 같은해 10월 ‘동말근린공원’과 ‘아홉거리근린공원’은 해당 지명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명칭 변경 요구 민원을 평택시에 서면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해당 공원이 위치한 곳은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 당현1리(원당현) 구역으로 주민들이 ‘댕당’이라고 불렀던 언덕”이라며 “현재 예비군훈련장으로 사용되는 산 이름도 ‘댕당산’으로 표기된 것은 공원지역이 ‘댕당’이라는 고유지명이 있었음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동말’이라는 지명의 경우 “안재홍 생가가 있는 두릉3리(계루지) 마을의 동편마을을 칭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지역에는 마을은커녕 인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 고덕면 주민자치회가 평택시에 보낸 명칭변경 요구 문서. 사진=평택저널

아홉거리 역시 “예전 갈평부락과 청북면, 율포리, 당현3리를 향하던 네거리를 이른 것으로 현재 신안 인스빌 아파트와 알파탄약고 정문 사이에 있던 곳”이라며 “아홉거리공원 위치와 관계가 없다”고 했다.

남기택 고덕면주민자치회 역사·마을공동체 분과위원장은 “지명은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 그 지역의 현상 등을 설명해 주는 고유한 이름으로 수백 년 주민 간에 이뤄진 합의”라면서 “현재 지명인 동말공원과 아홉거리공원은 그와 무관하기 때문에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광수 고덕면 주민자치회 회장은 “고덕면 주민자치회는 동말공원과 아홉거리공원의 명칭 변경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고덕면 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이 원하는 명칭으로 변경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