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물은 말이다. 베드로가 대답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뜬금없이 웬 성경이야기냐고 타박하지 마라. 사람은 바라보는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요한, 엘리아, 예레미아 등 ‘선지자’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머리에 성유聖油 부음을 받은 자, 곧 구세주라는 뜻)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분명히 했다. 가이사랴 지방 사람들과 베드로가 예수님을 대화는 태도에 큰 차이가 날 것임은 안 봐도 비디오다.

# 무주공산(無主空山). 글자 그대로 임자가 없는 빈산을 뜻한다. 이 말이 자주 쓰이는 때는 국회의원 선거철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의 확정판결을 받아 선거구에 국회의원이 공석인 상태거나, 아직 누구도 국회의원에 선출된 적이 없는 신설 선거구를 흔히 무주공산, 그렇게 부른다. 양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은 매한가지다. 선거구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하는 행태는 정당이든, 후보자든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자, 오만이고, 권력자의 폭력적 사고다. 정말 선거구 주인이 누구인지를 물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르되, 너희는 선거구를 무엇이라고 하느냐?”

# 4·10 총선이 한 달 남짓 코앞에 다가왔다. 평택지역 정가가 신설된 평택을 선거구의 주요 정당 후보 공천을 두고 시끌시끌하다. 집권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하나같이 전략공천을 하면서다. 경선기회조차 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예비후보자들에게 위에서 내리꽂는, 전략공천은 그야말로 날벼락인 셈이다. 양당의 평택을 전략공천은 기본적으로 시민과 유권자를 무시한 처사다. 본래 터 잡아 살고 있는, 실제 주인인 주민들은 아랑곳없는, 무주공산이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들이대는 약탈적 사고의 결과다. 거기서 섬김의 정치를 기대하기란 연목구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묻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평택을 선거구를 무엇이라고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