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시대…행정의 기초부터 흔들려

▲ 평택시청 전경. 사진=평택시 제공   ⓒ평택저널

평택시가 2023년 말 기준 인구 63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언론브리핑을 통해서다. 느닷없는 일이다. 60만을 건너뛰고 갑작스럽게 63만이라니. 정확히 말하면 63만2천785명이다. 그러나 지금도 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인구 통계는 59만1천22명이다. 물론 2023년 12월 말 기준이다. 60만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일까. 하루아침에 4만1천763명이 증가했다. 인구 통계는 정책수립의 기초가 된다. 이것은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마찬가지다. 평택시의 들쭉날쭉한 인구 통계는 전대미문의 일이다. 어물쩍 넘길 사안이 아니다.

평택시의 설명, 혹은 해명도 궁색하다. 시는 인구 산정방식의 변경을 이유로 들었다.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2021년 12월 16일에 개정되고, 다음해인 2022년 1월 13일에 시행되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100만 이상 특례시) 인구 인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사람수 합산기준에서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 ▲외국인등록대장에 올라 있는 외국인 ▲국내거소신고인명부에 올라 있는 외국국적동포를 합산하고 2년간 50만 이상(100만 이상) 유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지금까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만 시민 통계에 올렸다.

평택시의 인구 통계 혼란은 행정 난맥상의 민낯이다. 시의 설명과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했다. 설명대로라면 2022년도 인구통계부터 바뀐 기준으로 했어야 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시행령 시행 시기가 2022년 1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은커녕 2023년 통계마저 1개월이 지난 2024년 2월 2일에 수정 발표했다. 개정된 기준으로 다시 집계했더니 63만을 돌파했다는 식이다. 100만 특례시 준비는 민선 8기 평택시 정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인구 변화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평택시가, 통계·인구정책 부서가 2년이 되도록 바뀐 시행령을 모르고 행정을 집행했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갑작스런 인구 63만 돌파 발표를 두고 먼저 당혹해 한 것은 평택시였던 모양이다. 언론브리핑에 앞서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니 마니, 그래서 63만이 되었다느니 하는 구차한 설명을 시의회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60만 돌파는 평택시가 고대하던 경사다. 시는 이를 기념하는 큰 행사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언론브리핑은 시장이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기획항만경제실장이 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저간의 사정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인구통계는 지방자치단체가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계획하는 시발점이다.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기준도 인구통계가 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인구통계는 데이터에 기반 한 4차 산업혁명시대. 빅데이터시대에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인구통계에서 평택시는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냈다. 인구 60만 돌파 발표를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시 행정이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